돌 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새〉입니다. 새 오브제는 유리를 잘라 형태를 잇고, 고운 색채의 파우더를 뿌린 뒤 구워서 완성했습니다. 투명한 유리 사이로 흘러가는 빛이 평온과 위안을 전해주는 작품입니다.
〔작가 노트〕 어릴 때 연필 깎는 걸 좋아해서 친구들 것까지 일부러 깎아주는 아이였는데, 그때 연필심을 사각사각 깎아서 모아놓은 검은 연필 가루가 참 좋았어요. 고운 재 같기도 하고 검은 모래 같기도 해서요. 검은 새는 화사한 다른 돌 위의 새들보다 유난히 애정이 가는데 아마도 연필 가루가 곱게 내려앉은 듯한 느낌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