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13일, 핸들위드케어의 2024년 마지막 전시로 모습 작품전 《Silently》를 시작합니다. 처음 모습의 전시를 계획하던 날, 마음속 위시리스트 가운데 으뜸을 밝히는 기분으로 한 해의 끝자락에 고이 놓아두었습니다. 꽤 오랜 시간 이따금 떠올리며 고대해 온 전시를 어느덧 현재 진행형으로 행복하게 마주합니다. 모습의 두 작가는 소소하며 여린 것의 이미지를 도자 작품으로 담아냅니다. 우리 곁의 생명, 자연, 오랜 환상이나 추억을 가만히 응시하여 빚고 그리고 채색한 끝에 하나의 자기 인형을 완성합니다. 이번 전시는 누구보다 짙고 느리게 순간 속에 머무르면서 모습의 시선으로 발견한 아름다움을 톺아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선명한 것보단 조금은 흐릿한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모습은 작품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넌지시 해석의 여지를 넘겨줍니다. 덕분에 우리는 기억 저편 아스라이 남아있는 추억을 떠올리고, 그 흐릿한 추억이 나의 일상을 지탱하는 힘이 되어주고 있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누군가의 삶에 깊이 스며들기 쉽지 않지만 어쩐지 모습이 그린 풍경은 낯설지 않습니다. 작가의 세계에서 나의 세계가 겹쳐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24년을 끝맺는 지금, 이번 전시를 통해 나를 미소 짓게 하던 여린 존재들을 다시금 기억하는 시간이 되길 기원합니다. with- 전시기획: 핸들위드케어- 포스터 디자인: 이재민 ◆ 2024년 12월 13일 - 2024년 12월 29일◆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 40나길 34, 4층 ◆ Tue - Sun, 12 - 7 PM (Monday Closed) ◆ 070-490-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