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ance》 키요오카 코도 인터뷰

초여름의 문턱, 핸들위드케어에서 여는 두 번째 개인전 《Nuance》를 앞둔 키요오카 코도 작가와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한층 차분해진 색감으로 새로운 풍경을 담아낸 신작을 시작으로, 그가 오랜 세월 빚어온 작업의 가치들을 가만히 따라가 봅니다. 변화와 불확실함이 지닌 아름다움, 그리고 매일의 일상에서 쓰이는 그릇에 담고 싶었던 마음까지. 키요오카 코도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Q. 지난해 《이경異景》 전시 이후, 또 한 번 서울에서 여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A. 올해도 핸들위드케어에서 개인전을 다시 열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기쁩니다. 저는 변함없이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Q. 전시 당시, 초반에 대부분의 작품이 판매되었을 정도로 정말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 한국 관객들에게 처음 인사하는 자리인만큼 일본에서 최근 발표했던 그릇을 중심으로, 주로 청회와 벽유 유약을 활용한 작업을 소개해 주셨지요. 이번 전시에서 새로이 선보이는 작업의 종류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A. 이번에는 둥근 림 형태의 보울 많이 준비했습니다. 림의 경사가 둥글게 이어지는 형태라, 유약의 표정도 한층 부드러운 분위기로 느껴져요. 작은 사이즈는 음식을 덜어 먹는 앞접시로, 큰 사이즈는 샐러드볼이나 파스타 그릇 등으로 사용하기 좋은 크기들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지난 전시보다 차분한 색감의 작업을 많이 만들어 보았습니다. Q. 이번 전시 타이틀인 《Nuance》를 직접 제안해 주셨어요. 뉘앙스는 미묘한 차이, 혹은 직접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으로 해석되기도 하는 단어인데요. 우리는 흔히 예술 작품을 마주할 때 ‘이해’하려고 노력하곤 하죠. 하지만 뉘앙스는 이해하기 전에 먼저 마음으로 ‘느껴지는' 영역에 가까운 단어라고 느껴집니다. 이 단어를 타이틀로 선택하신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가요?A. 같은 형태의 그릇이라도 각각 담고 있는 풍경이 조금씩 다릅니다. 다양하기 때문에 고르는 즐거움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실은 고르기 전부터 이미 마음속으로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지요. 그래도 한 번쯤은 망설이며 골라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릇을 처음 봤을때 느끼는 인상은 사람마다 달라서,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흥미롭습니다. 지금까지 보고 느껴온 것들, 믿어온 것들… 너무 깊은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지만, 아름답다고 느끼는 감각은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사실 제 개인적인 미감을 누군가에게 강하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제 그릇을 사용하는 분들에게 무언가 전해지고, 어떤 감정을 느껴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쁘게 생각합니다. Q. 오랜 시간 꾸준히 만들어오신 기본 작업들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디자인이 조금씩 변해왔다고 들었습니다. 과거 초기의 작업과 지금의 작업을 나란히 놓아둔다면, 어떤 부분이 가장 달라져 있고, 또 어떤 부분은 변함없이 유지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A. 독립했을 당시에는 더 얇고, 모서리의 각을 살린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샤프하고 스토익한 인상이었지요.색은 검은색이나 회색 계열이 중심이었습니다. 이번에 보내드린 작품도 청회색이 주인데요, 이 작업들은 지금도 소량이지만 만들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의 작품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한때는 ‘가을과 겨울의 작가’라고 불린 적도 있었습니다. 봄에는 연락을 받지 못했었죠. 다만 검은색이나 회색이라고 해도 완전한 단색은 아니었습니다. 갈색 기운이 섞인 검은색, 풍경이 담긴 회색 같은 색들이었고, 그런 감각은 지금의 작업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제 작업을 풍경이 있는 그릇으로 봐주신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두께감이나 샤프함이 변화한 이유는 일상에서 직접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바뀐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얇은 컵은 세게 쥐면 깨지거나, 입이 닿는 부분이 너무 날카로우면 입술이 베이는 일도 있었지만, 처음엔 그정도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표현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을 덜 고려했던 것 같습니다.물론 그런 불완전함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많았기에 한동안은 계속 그렇게 만들었습니다만, 오랫동안 이 일을 이어오면서 여러 가지를 깨닫게 되었고, 작업도 조금씩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Q. 사물에 담긴 덧없음이나 불확실함이 아름다움의 원천이자 삶의 원동력이라고 하신 말씀이 인상 깊었어요. 보통의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 것, 혹은 완벽하게 완성된 것에서 안정감과 아름다움을 느끼곤 하는데요. 작가님께서 유독 변하는 것, 그리고 불확실한 것에 마음이 이끌리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A. 예술 작품을 보는 것은 무척 좋아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평범한 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적인 물건을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오랫동안 도자기 제조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당연히 형태도 유약도 균일한 것이 요구되었습니다. 불확실한 것에 끌리는 이유에는 그런 환경에 대한 반작용도 어느 정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다만 유약 표현에 한정해서 이야기하자면, 지난해 전시 전에 잠깐 말씀드린 적도 있지만 저는 자연을 비추는 듯한 풍경을 매우 좋아합니다. 흘러가는 구름, 사계절에 따라 변하는 밭의 모습, 시들어 가는 나뭇잎,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대지 같은 것이지요. 저는 도쿄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은 홋카이도의 시골에서 오랫동안 보냈습니다. 아마 그 시절의 옛풍경이나 향수를 떠올리는 일이 지금도 제 안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속 풍경을 상상하는 일이 작업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도자기는 이래야만 한다’는 규칙을 두지 않고 자연스러운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작업을 이어오셨지요. 그렇기에 작가님의 다음 행보 역시 무척 기대되는데요. 앞으로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작업이나 염두에 두고 계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젊었을 때 오랫동안 아나가마(굴가마) 작업을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유약을 사용하지 않고 흙 자체의 질감과 은은한 색감을 그대로 살리는 야키시메(焼締め) 작업만 전문으로 했었어요. 올해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새로운 굴가마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내년부터는 유약을 입힌 그릇을 아나가마에서 구워볼 계획입니다. *아나가마(굴가마): 산비탈을 활용해 만든 전통 장작가마로, 불길과 재가 기물에 직접 영향을 주어 예측하기 어려운 표정과 질감을 만들어내는 소성 방식이다. 키요오카 코도 개인전 《Nuance》는 2029년 6월 26일부터 6월 28일까지, 녹사평 티더블유엘 4층 handle with care 에서 진행됩니다. Editor 오송현Photo 이승아, 키요오카 코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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