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진했던 여름을 비로소 놓아주는 가을 어귀, 녹사평 언덕에는 어딘가 신비로운 서점이 문을 열 채비를 마쳤습니다. 유리로 만든 책 곁으로 실로 엮어낸 낯선 식물의 형상이 자라나는 곳. 김은주와 오수, 두 작가가 함께 만든 《유리와 이끼 서점》으로 초대합니다. 오랜 시간 책을 만들다 이제는 유리를 매개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김은주 작가, 그리고 포근한 텍스타일 재료로 자연의 생명력을 표현해 온 오수 작가. 서로의 일상과 작업을 나누며 가까운 이웃이자 든든한 동료로 교류해 온 두 사람이 '서점’이라는 하나의 상상 아래 모였습니다. 김은주 작가는 좋아하고 아끼는 책의 표지를 활판인쇄의 질감까지 살려 유리 위에 옮기고, 문장을 보관하는 유리 편지봉투를 만들어 상상 속 서점의 장면을 채워갑니다. 오수 작가는 오래된 서적 속 식물과 광물, 유물과 신화의 이미지를 도톰한 뜨개와 펠트로 감싸 새로운 형태를 더하고, 식물을 닮은 조형물로 공간 곳곳에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좋아하는 서점에서는 찾던 책으로 곧장 향하기보다 책장 사이를 천천히 거닐게 됩니다. 그러다 뜻밖의 책 한 권, 마음에 드는 문장 하나를 발견하기도 하지요. 《유리와 이끼 서점》도 그렇게 느린 걸음으로 둘러보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이곳에서 우연히 마주친 장면 하나가 언젠가 다시 펼쳐보고 싶은 기억이 되기를 바랍니다. with- 전시기획: 핸들위드케어- 포스터 디자인: 이재민 ◆ 2026년 9월 4일 - 2026년 9월 16일◆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 40나길 34, 4층 ◆ Tue - Sun, 12 - 7 PM (Monday Closed) ◆ 070-4900-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