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녹음이 드리운 9월의 끝자락, 핸들위드케어에서 여는 이수빈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오래된 사이》를 시작합니다. 작가는 수십 번의 계절을 묵묵히 지나온 나무를 마주하며 우리 모두에게 있을 오래된 존재를 떠올렸습니다. 무구한 표정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늑대와 양은 서로를 만나기 한참 전부터 동화 속 서사를 품은 사이입니다.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눈을 감은 고양이와 사람은 둘만의 꿈을 영원히 이어갈 겁니다. 발견될 때까지 나무 속에서 긴 잠을 잔 이야기들은 저마다의 결과 색을 언어 삼아 오랜 기억을 재현합니다. 지난 전시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월 행잉 오브제와 스탠딩 오브제 작업은 다양한 스케일로 폭과 깊이가 더해졌습니다. 새롭게 선보이는 모빌 오브제 또한 반갑게 인사드릴 예정입니다. 사계절처럼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라 여겼던 삶의 방정식이 정신 없이 변해가는 시기. 각자의 오래된 사이를 떠올리고, 오래될 사이를 만나며, 다른 두 존재가 서로를 이해하는 동안 쌓인 시간의 더께를 다독이는 자리가 되길 소망합니다. with- 전시기획: 핸들위드케어- 포스터 디자인: 이재민 ◆ 2024년 9월 27일 - 2024년 10월 13일◆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 40나길 34, 4층 ◆ Tue - Sun, 12 - 7 PM (Monday Closed) ◆ 02-797-0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