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파랑波浪

김성희 작품전


나무 오브제를 통해 식물의 부드러운 심상과 일렁이는 생명력을 표현해 온 김성희 작가의 우든 모빌 100여 점을 선보입니다.

2018년 10월 TWL에서 김성희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 이후 2년 반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싹이 나고 가지를 뻗으며 성장하는 식물처럼 천천히 그러나 쉬지 않고 자라는 작업들을 조용히 감탄하며 지켜본 시간이었어요. 작가는 늘 긴 웨이팅 리스트를 만들어온 제품 작업을 한동안 멈추고, 겨우내 한 점 한 점 각기 다른 수형과 이야기를 담은 고유한 작품 100여점을 만들었습니다. 단단한 껍질을 뚫고 나오는 잎과 꽃의 기운이 사방에서 진동하는 봄. 작지만 명징한 떨림을 담은 신작들을 기쁜 마음으로 선보입니다.

김성희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소품과 가구를 만들면서 나무를 만났습니다. SOHOSU라는 이름으로 사람의 손길이 머문 나무 그림을 그리고 오브제를 제작합니다. 2017년부터 찰나의 아름다움이 깃든 모빌에 매료되어 우든 모빌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성실하고 일관성 있게 감정의 세계를 구축하여 모빌로 표현하는 것에 힘쓰고 있습니다.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변화하는 세상과 일상에서 느낀 감정의 변화, 사유들이 자연스럽게 작업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자연이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비정형화된 모습으로 살아가 듯 모빌 조각 역시 움직이는 흙과 돌이 되고, 돋아난 풀과 나무, 휘어진 넝쿨, 익어가는 열매가 되기도 합니다. 바닥면을 돌처럼 둥글게 깎은 모빌이 담담하게 서 있기도 하고요. 이러한 모빌의 변주는 적응하며 살아가는 자연으로부터 배운 게 아닐까 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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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꽃과 열매, 잎사귀를 모티브로 한 스탠딩 모빌을 비롯해 공간에 율동감을 부여하는 월-행잉과 화병, 비정형의 우든볼 등을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모빌 사이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작가의 사유를 따라 부디 산책하듯 전시를 즐겨주세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연결된 각각의 나무 조각은 마치 시의 운율처럼 마음에 작은 감응을 불러 일으킵니다. 

Q. 열매, 잎사귀, 야생화 등 자연물을 모티브로 한 식물 시리즈를 떠올리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A. 창밖의 풍경을 바라볼 때면 움직이는 대상들을 눈으로 좇게 돼요. 어느 바람 부는 날에는 제자리에서 흔들리는 나무와 풀을 보며 모빌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다양한 형태의 식물을 모빌로 만들게 됐죠. 한편으로는 일상에서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고 돌아온 다음날 책상 앞에 앉으면 그 사람이 떠오르더라고요.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식물의 형태를 사람의 마음과 삶의 태도에 빗대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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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듯 다시 제자리로 유유히 돌아오는 모빌의 유연한 회복력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뜻밖의 위로를 건네줍니다. 긴 겨울잠을 깨우는 봄의 파랑(波浪)을 느끼며 몸과 마음의 기지개를 켜는 자리가 되기를 고대합니다.

2021년 3월 30일 - 4월 18일

Tue - Sun, 12 - 7 PM (Monday Closed)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43 1층 Handle with Care

02-797-0151

전시 기획: Handle with Care

포스터 디자인: 이재민

작품 촬영: 김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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