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그림자》 박소희 인터뷰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마음이 쌓여, 어느새 우리 안에 남겨진 희망과 기억이 되어, 다시금 스스로를 일으키는 힘이 되기를." 호롱의 불빛이 유난히 잘 어울리는 계절을 맞이하며, 《남겨진 그림자》를 앞두고 박소희 작가와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작가는 처음 호롱에 불을 붙이던 밤에 느꼈던 위로와 평온의 감정을 오래 기억하며, 그 마음을 따라 지금까지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호롱을 만들기 시작한 계기부터 작업에 담긴 세밀한 생각들까지, 박소희 작가와 나눈 따뜻한 대화를 함께 나누어봅니다. Q. 안녕하세요, 작가님. 핸들위드케어 전시로는 처음 인사드립니다. 먼저 작가님의 소개를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호롱을 만들고 있는 박소희 작가입니다. 전통 등잔을 현대적인 미감으로 풀어내며, 유물의 형태와 색감이서 영감받은 호롱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호롱 연작은 처음 만든 호롱으로 어둠을 밝히던 밤, 불빛을 바라보다 눈을 감았을 때 남은 잔상에서 시작되었는데요. 어둠을 밝히는 작은 불빛으로부터 받은 위로와 평온을 나누고 싶어 호롱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외갓집 한편의 작은 창고 공간을 작업실로 사용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작업실에서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작가님만의 작업 루틴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A. 이전에는 수많은 물건이 쌓여있어 거의 사용하지 않는 창고였는데요. 외갓집 식구분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손길을 보태주신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작업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어요. 사실 제가 대단한 루틴을 가지고 있는 편은 아니에요. 이렇게 해서 일이 되나 싶을 정도로 계획적이지 못한 날도 많고요. 그래서인지 저는 틀에 갇히기보다는 그날의 흐름과 마음에 따라 자유롭게 작업하는 편이에요. 마음이 편안해야 작업이 손에도 잘 잡히더라고요. 원래는 밤낮을 완전히 바꿔 생활했는데, 건강이 많이 안 좋아져서 최근에는 조금 늦게 일어나 그날 해야 할 작업을 천천히 이어가고 있어요. 특별한 약속이 없는 날이면 하루 종일 도자기에만 집중하며 지내고요. 시골에서 작업하는 가장 큰 장점은 자연과 아주 가까이 지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작업실에 놀러 오는 분들이 ‘여긴 진짜 리틀 포레스트 같다’라고 종종 말씀하시거든요. 작업이 마음처럼 잘되지 않는 날이면 잠시 밖에 나가 산책을 하면서 머리를 식히곤 해요. 그 시간이 오히려 다시 손을 움직일 힘을 주는 것 같아요. Q. 도예와는 어떻게 처음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어떠한 매력에 이끌려 흙을 다루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처음부터 미술을 하던 사람은 아니에요.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뚜렷한 꿈도 없던 평범한 이과생이었죠. 취업을 위해 치위생과에 진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두 달도 되지 않아 자퇴하게 되었어요.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하던 그때, 엄마가 조심스럽게 그림을 그려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셨어요. 어렸을 때 다니던 미술학원 선생님도 제가 꼭 미술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계기로 다시 미술을 바라보게 되었고, 당시 동양화에 관심이 생겨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사실 처음엔 회화 전공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1학년 때 여러 전공을 다루는 과정에서 흙의 매력을 알게 되었어요. 손끝에서 무언가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과정이 너무 흥미로웠고, 평소 다뤄본 적 없는 재료라 더 설렜던 것 같아요. 그렇게 2학년 때 전통 도자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고, 그 선택이 지금까지 저를 이끌어 도자기를 만들고 있네요. Q. 작가님의 대표 작업인 호롱을 보면, 작고 섬세하며 여린 빛 안에서도 단단한 심지 같은 힘이 느껴집니다. 그 복합적인 감정들이 뒤섞여 ‘참 귀한 사물이다!’라는 마음으로 귀결되곤 하는데요. 많은 사물 중에서도 호롱을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A. 졸업 후, 어떤 작업을 이어가야 할지 굉장히 막막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대학원에 진학하곤 하지만, 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작업실을 차린 뒤 개인 작업을 시작했어요.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는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꽤 긴 시간 우울한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홀로 어떤 작업을 해야 할지 실험하고 고민하던 중, 우연히 할머니 댁에 있던 호롱이 눈에 들어왔어요. 마침 제가 학부 시절부터 유물 재현 수업이 따로 있었을 정도로 유물과 전통에 관해서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터라, 자연스럽게 전통의 요소를 작업에 담아내고자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만든 호롱에 불을 붙였던 순간을 여전히 잊을 수가 없는데요. 그 시기 대부분 밤에 작업을 했기에 어둠 속에서 호롱에 불을 붙였는데, 그 작은 불빛이 너무도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정말 많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잠시 눈을 감았다 떴을 때 눈에 새겨진 불빛의 잔상이 오래도록 남아 있었고, 호롱을 통해 제가 받은 따스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년 동안 어떤 작업을 해야 할지 고민해도 떠오르지 않았는데, 그 순간 '아, 이거구나!' 싶더라고요. '잔상'은 시각적 자극이 사라진 후에도 이미지가 계속 보이는 현상의 의미도 있지만, 지워지지 아니하는 지난날의 모습이라는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작업을 이어가면서 뜻대로 되지 않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저 작은 기억 하나가 다시금 저를 일으켜 주곤 해요. 다만 한 사람이라도 호롱의 작은 불빛으로부터 받은 위로의 기억이 잔상으로 남아 살아갈 힘이 되기를 바라며 '잔상'을 주제로 호롱을 만들고 있습니다. Q. 이번 전시의 제목인 《남겨진 그림자》를 직접 지어주셨어요. 어떤 의미를 담은 제목인지 이야기 나눠 주세요.​​A. 《남겨진 그림자》는 빛이 사라진 자리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림자는 언제나 빛과 함께 존재하듯, 그림자가 있다는 것은 여전히 빛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보통 그림자는 부정적인 표현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빛이 남긴 그림자가 또 다른 모양이 되어 다시금 살아갈 힘을 준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어요. 빛이 사라진 뒤에도 남는 것은 어둠이 아니라, 그 빛이 지나간 자리의 온기가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Q. 작가님의 호롱은 TWL에서도 오랫동안 소개해 왔고,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작업인데요. 이번 핸들위드케어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업이 있을까요?A.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부터 꼭 시도해 보고 싶었던 기법들을 여러 방식으로 풀어낸 호롱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먼저, 이번에 처음으로 인화문 기법을 적용한 호롱을 보여드리게 되었는데요. 원래는 분청토에 적용해보고 싶었지만 여유가 되지 않아 기존에 사용하던 흙 중 어두운 태토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가 나와 앞으로는 다양한 문양으로 확장해 볼 예정이에요. 꽃 모양의 인화문 도장 하나가 콕 찍혀있는 합 호롱도 새롭게 만든 것인데요. 지금까지 만들었던 뚜껑과는 조금 다른 구조인데, 차합 형태들을 찾아보던 중 호롱으로 적용하면 또 다른 재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도해 보았습니다. 또 하나 새롭게 시도한 것이 분장 기법을 활용한 흑토 작업입니다. 백토가 가장 돋보이려면 어두운 태토 위에 올리는 것이 좋겠다 싶어 흑토로 작업했는데요. 거친 태토 위에 올린 백토의 느낌이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들더라고요. Q. 신작 외에도 전시에서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이 있다면 함께 소개해 주세요.A. ‘은채 호롱’은 사실 4년 전 처음 시도했다가, 의도대로 나오지 않아 한동안 보류해 두었던 작업이에요. 은칠은 두께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져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중 3년 전쯤 은칠 기법이 조금 유행처럼 보이기도 해서, 비공개 블로그에 짧은 작업 일지 정도를 남기며 다시 시도해 보게 되었어요. 은의 종류에 따른 차이, 산화 후 색 변화, 불이 닿았을 때의 반응 등 여러 조건을 지켜보았죠. 불이 직접 닿는 기물이기 때문에 모든 경우의 수를 확인해 봐야 했어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작업을 공개하지 않는 편이라 시간을 두며 지켜봤던 것 같아요. 사실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은 아니었지만, 은칠은 재벌 이후에 한 번 더 소성하는 삼벌을 해야하기 때문에, 기존의 작업들과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작년쯤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지만, SNS에 가볍게 올리기보다 전시에서 처음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5월에 했던 이전 전시를 시작으로 보여드리게 되었네요. 사실은 제가 만들고 있는 모든 기물의 형태에 적용해 보고 싶었지만, 이 또한 시간이 부족해 전부 시도하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은채로 알고 계시는 작업 중에는 백금 기법을 적용한 호롱도 있어요. 색감이 비슷해 종종 오해하시는데, 백금은 은과 달리 산화되지 않아 현재의 색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은채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죠. 은채 호롱과 더불어, 오랫동안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했던 다구 작업도 이번에 소량 함께 선보입니다. 호롱 작업에 집중하다 보니 여유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차도구 작업도 차근차근 넓혀가고 싶어요. 호롱이 찻자리에 잘 어울려서인지 다도에 관심을 가진 분들의 반응이 큰데, 그만큼 저도 새로운 시도를 마음껏 해보고자 합니다. Q. 매끈한 원형과 정교한 팔각형, 유려한 조롱박을 닮은 모양까지. 호롱의 형태가 무척 다양합니다. 이러한 형태에 대한 영감은 어디에서 비롯되나요?​​A. 대부분 호롱은 유물의 형태와 색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연적의 선을 좋아해 똬리, 감, 무릎처럼 연적의 형태를 모티브로 한 기물이 많아요. 전통 형태와 색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작업들은 오래된 등잔과 연적, 그리고 수많은 유물에서 비롯된 기억의 조각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 쌓인 숨결, 오래된 기물에 머무는 빛의 흔적과 같은 것들이 제가 만들고 있는 호롱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요. Q. 형태뿐 아니라 표면의 질감과 색에서도 개성이 뚜렷이 드러나는데요. 거친 태토 위에 백토를 분장하거나, 모래 같은 소지나 돌의 질감이 드러나는 유약을 만드는 등 재료에 대한 실험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이 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눠주세요.​​A. 유약은 몇 가지를 제외하면 투명유부터 청유까지 직접 실험해 만든 것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표면에 돌의 질감이 드러나는 유약은 구매한 제품이지만, 잘 알려진 유약임에도 의외로 아시는 분들이 많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아껴두고 싶은 재료이기도 해요. 모래 느낌이 나는 소지는, 졸업 이후 학교 문화상품 개발실에서 진행한 ‘가야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비롯되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가야’ 전시에 맞춰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는데요. 당시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흙들의 색감이 조금 아쉽게 느껴져 여러 흙을 직접 섞어 혼합토를 만들었고, 감사하게도 선정이 되어 판매까지 이어졌어요. 그 후로 잊고 지내다가 우연히 당시의 실험 시편을 발견하면서, 이렇게 좋은 흙을 왜 지금껏 활용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 들어 다시 꺼내 쓰게 되었습니다. 몇 년이 지나 다시 사용하게 된 걸 보면, 정말 의미 없는 경험은 없구나 싶더라고요. 백토 분장은 보통 분청 작업에서 많이 사용하는 기법으로 알고 있는데, 분청은 소성 온도가 달라 이번 전시에서는 제 작업 방식에 맞춰 적용하기가 어려웠어요. 대신 백토의 느낌이 잘 드러나려면 어두운 태토 위에 올리는 게 좋겠다 싶어 흑토를 선택했고, 거친 태토 위에 올려진 백토의 대비가 개인적으로는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Q. 갓 끈의 형태를 적용한 비즈 호롱, 수술이 달린 댕기를 묶은 호롱 등 다양한 장식을 더한 새로운 시도들도 돋보입니다. 이러한 변주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A. 전통을 기반으로 작업을 하다 보니 한국적인 요소들을 많이 담으려 하고 있습니다. 전시나 관련 서적을 살펴보며, 어떻게 하면 이런 요소를 제 작업에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갓 끈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면, 여름이면 비즈 액세서리를 많이 착용하잖아요. 전통적인 이미지를 너무 무겁지 않게 보여주고 싶어서, 현대적인 재료에 전통 요소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보았습니다. ‘노리개 호롱’은 원래 연적 형태의 호롱인데요. 연적의 주입구 구조를 보면서, 여기에 무언가를 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떠올린 것이 바로 노리개였어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댕기 호롱’은 원래 고리가 달린 호롱 형태를 계속 만들어오던 중에, 그 고리에 한지 같은 소재를 달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떠올린 것이 ‘댕기’였고, 그래서 마치 댕기를 드린 듯한 모습의 호롱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대체로 크기가 작고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의 호롱이 많습니다. 특별히 작은 크기의 호롱을 만드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조금 더 큰 스케일의 작업도 고려하고 계신지 궁금해요.​​A. 제가 남들보다 유난히 손이 작은 편인데요. 그래서인지 작업을 하다 보면 의도했던 크기보다 자꾸만 더 작아지는 거예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쩌면 이게 다른 사람들은 구현해 낼 수 없는 나만의 무기가 될 수도 있겠다!’ 이왕 작아지는 김에, 미니어처처럼 더, 더 작게. 그 누구보다 작게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작업했고, 놀랍게도 제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이 작은 호롱들을 좋아해 주셨어요.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자연스럽게 작은 크기의 호롱을 중심으로 만들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번 전시에도 아주 많지는 않지만 조금 더 큰 호롱들이 함께 있어요. 저는 제 작업에 틀을 두고 싶진 않아서, 앞으로도 다양한 크기와 방식으로 여러 시도를 해보고 싶습니다. Q. 오일을 담고 답비에 실을 꿰어 호롱에 불을 켜는 과정은 옛 방식이니만큼 사실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작가님께서는 이 과정까지도 큰 애정을 갖고 계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느리고 세심한 과정에 담긴 작가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A. 오일을 붓고 답비에 실을 꿰어 불을 붙이는 과정은 말씀해 주신 것처럼 결코 간단하지 않은 옛 방식이에요. 실제로도 많이들 어려워하시고요. 하지만 저는 이 ‘느림’ 자체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충청도 사람이라 느긋하기도 하고요.(웃음) 쉽게 켜지고 금방 사라지는 불빛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 하나하나 준비해야만 비로소 작은 빛이 피어오르는 과정이 저에게는 의미 있게 느껴져요. 작고 조용한 불빛이지만 그 불을 켜기까지의 시간이 더해져서인지 그만큼 따뜻하고 깊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 과정 또한 호롱 작업의 중요한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불빛만이 아니라, 그 불이 켜지기까지의 모든 시간이 호롱을 완성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Q. 작업을 통해 위로와 평온함의 가치를 전하는 마음가짐처럼, 지금껏 만들어온 호롱의 불빛 안에 많은 소망과 기억, 감정이 담겼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작가님 스스로에게도 특히 잊히지 않는 ‘호롱과의 순간’이 있을까요?​​A. 그날은 유독 지쳐 있던 밤이었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던 시간들이었습니다. 혼자 작업실에 앉아 호롱을 바라보며, 작은 불빛이 어둠 속에서 천천히 피어나는 모습을 처음으로 지켜보게 되었어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을 때, 그 작은 불빛이 제 마음 깊은 곳까지 닿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위로와 평온함을 주었습니다. 이 작은 불빛이 주는 힘이 얼마나 큰지 처음으로 깨달은 순간이었어요. 그 뒤로 호롱을 만드는 일은 단순한 작업을 넘어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 되었고, 제가 느낀 그 작은 빛의 힘을 기억하며 오늘도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어느덧 호롱의 불빛이 유난히 잘 어울리는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전시를 찾는 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A. 저에게 호롱 작업은 한때 막막하고 불안했던 시간 속에서도 스스로를 놓지 않고 이어온 길의 기록이자, 작은 빛이 마음속 깊은 어둠을 비추며 다시 일어설 힘을 주었던 순간들의 흔적입니다. 그 불빛이 제게 그러했듯 이번 전시를 찾아주신 분들에게도 작은 위로가 전해지기를 바라요.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마음이 쌓여, 어느새 우리 안에 남겨진 희망과 기억이 되어, 다시금 스스로를 일으키는 힘이 되기를. 길을 잃은 순간에도, 빛은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작은 호롱의 불빛이 그 기억과 위로를 담아, 여러분의 마음에 조용히 닿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번 전시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소희 작품전 《남겨진 그림자》는 2025년 11월 11일부터 11월 23일까지, 녹사평 티더블유엘 4층 handle with care 에서 진행됩니다. Editor 오송현Photo 이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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