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와 이끼 서점
김은주&오수 작품전
유리로 만든 책 곁으로 실로 엮어낸 낯선 식물의 형상이 자라나는 곳. 김은주와 오수, 두 작가가 함께 만든 《유리와 이끼 서점》으로 초대합니다.
눅진했던 여름을 비로소 놓아주는 가을 어귀, 녹사평 언덕에는 어딘가 신비로운 서점이 문을 열 채비를 마쳤습니다.
오랜 시간 책을 만들다 이제는 유리를 매개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김은주 작가, 그리고 포근한 텍스타일 재료로 자연의 생명력을 표현해 온 오수 작가. 서로의 일상과 작업을 나누며 가까운 이웃이자 든든한 동료로 교류해 온 두 사람이 '서점’이라는 하나의 상상 아래 모였습니다.
김은주 작가는 좋아하고 아끼는 책의 표지를 활판인쇄의 질감까지 살려 유리 위에 옮기고, 문장을 보관하는 유리 편지봉투를 만들어 상상 속 서점의 장면을 채워갑니다. 오수 작가는 오래된 서적 속 식물과 광물, 유물과 신화의 이미지를 도톰한 뜨개와 펠트로 감싸 새로운 형태를 더하고, 식물을 닮은 조형물로 공간 곳곳에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김은주
책을 만드는 편집자로 일하다 유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빛을 받는 순간 찬란하게 변하는 유리의 물성을 좋아하며, 이야기와 유리를 엮어 사물에 담아냅니다. 곁에 두고 아낄 수 있는 따뜻한 사물, 자연스럽게 생활에 스며드는 정물을 만들며 유리와 일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수
텍스타일 재료를 기반으로 나뭇잎처럼 작은 오브제부터 공간을 채우는 커다란 조형물까지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합니다. 식물이 움직이고 자라나는 모습과 자연의 패턴, 직물 구조 사이의 닮은 점에 주목하며, 자연의 생명력을 시각적이고 촉각적인 형태로 풀어냅니다.
Q. TWL을 통해 꾸준히 작가님의 작업을 소개해 왔고, 올해 5월에는 TWL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쇼케이스도 함께했죠. 이번에는 핸들위드케어에서 《Fog》 전시를 함께 하게 되었는데요.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작업이나 특히 눈여겨보면 좋을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이번 전시는 제 작업 가운데 ‘Fog series’를 중심으로 선보입니다. 하나의 시리즈도 시간이 지나다보면 여러 이유로 조금씩 변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요. 이번에는 이 시리즈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감각과 기억을 떠올리며, 제가 처음 아름답다고 느꼈던 무수한 작은 기포와 섬세한 느낌을 다시 살려보고자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포가 너무 크게 드러나는 것은 제가 바라보는 시선과는 조금 맞지 않아, 작고 잔잔한 기포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에 집중했습니다.
기존에 작업해 오던 항아리, 매병, 주병 형태 외에도 조금 더 다양한 기(器)의 형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편병을 비롯해 호리병 등 그동안 작업해 왔던 형태와는 조금 다른 새로운 형태들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동안 안개 시리즈는 주로 투명한 유리 상태 그대로 작업해왔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유리 속 기포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몇몇 작품에는 새틴 느낌의 질감으로 표면 작업을 해보았습니다. 투명한 유리 안에서 보이던 기포와는 또 다른 빛을 머금은 안개 시리즈를 만나보실 수 있을 거예요.
Q. TWL을 통해 꾸준히 작가님의 작업을 소개해 왔고, 올해 5월에는 TWL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쇼케이스도 함께했죠. 이번에는 핸들위드케어에서 《Fog》 전시를 함께 하게 되었는데요.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작업이나 특히 눈여겨보면 좋을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이번 전시는 제 작업 가운데 ‘Fog series’를 중심으로 선보입니다. 하나의 시리즈도 시간이 지나다보면 여러 이유로 조금씩 변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요. 이번에는 이 시리즈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감각과 기억을 떠올리며, 제가 처음 아름답다고 느꼈던 무수한 작은 기포와 섬세한 느낌을 다시 살려보고자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포가 너무 크게 드러나는 것은 제가 바라보는 시선과는 조금 맞지 않아, 작고 잔잔한 기포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에 집중했습니다.
기존에 작업해 오던 항아리, 매병, 주병 형태 외에도 조금 더 다양한 기(器)의 형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편병을 비롯해 호리병 등 그동안 작업해 왔던 형태와는 조금 다른 새로운 형태들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동안 안개 시리즈는 주로 투명한 유리 상태 그대로 작업해왔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유리 속 기포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몇몇 작품에는 새틴 느낌의 질감으로 표면 작업을 해보았습니다. 투명한 유리 안에서 보이던 기포와는 또 다른 빛을 머금은 안개 시리즈를 만나보실 수 있을 거예요.
Q. 유리는 빛을 투과하는 투명한 속성 덕분에 특히 여름과 참 잘 어울리는 소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께서는 유리 속 작은 기포를 통해 보는 사람마다 '이슬', '빗방울', '달 표면', '우주'처럼 서로 다른 풍경을 발견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작가님은 유리 작업을 일상 곁에 두고 지켜보시며 계절마다 어떤 매력을 느끼셨나요?
A. 유리가 자연광, 특히 햇살을 받았을 때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유리는 빛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투과하거나 반사하기도 하면서, 빛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계절마다 햇살의 각도와 세기, 밝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장소에 놓인 같은 작품이더라도 매번 다르게 느껴집니다. 제게는 이렇게 한 곳에 변함없이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유리가 참 매력적입니다.
Q. 다구부터 화병, 테이블웨어까지 쓰임이 다채로운 기물을 제작하고 계신데요. 작업마다 더욱 염두에 두는 기능적, 조형적 요소의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아름답다고 느끼는 기준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제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들을 저와 비슷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작업합니다. 그래서 조형적인 부분에서는 제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선과 형태를 따릅니다.
기능적인 부분은 직접 사용해 보기도 하고, 사용자의 의견도 들으며, 경험을 통해 완성해 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계속 진행 중인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공예품은 혼자만의 기준에 가두기보다 주변 환경이나 사람들의 의견, 실제 사용하면서 쌓이는 경험과 조언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발전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서점에서는 찾던 책으로 곧장 향하기보다 책장 사이를 천천히 거닐게 됩니다. 그러다 뜻밖의 책 한 권, 마음에 드는 문장 하나를 발견하기도 하지요. 《유리와 이끼 서점》도 그렇게 느린 걸음으로 둘러보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이곳에서 우연히 마주친 장면 하나가 언젠가 다시 펼쳐보고 싶은 기억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6년 9월 4일 - 9월 13일
Tue - Sun, 12 - 7 PM (Monday Closed)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 40나길 34, 4층
070-4900-0104
전시 기획: Handle with Care
전시 그래픽: 이재민
식물 연출: Botalabo 정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