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공명
스기사키 마사노리 조각전
조각가 스기사키 마사노리スギサキマサノリ의 국내 세 번째 개인전 <조용한 공명>을 소개합니다.
두 손을 모아 경건히 기도하는 사람, 나른한 오후의 낮잠, 눈을 감은 채 살포시 미소 짓는 고양이… 조각가 스기사키 마사노리는 언어가 표현하지 못한 메타포를 지닌 작업으로 변함없는 기원과 위로를 전합니다. 올해 전시에서는 지난 두 번의 전시에서 깊은 울림을 주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가의 대표작과 우드카빙 작품, 계묘년을 기념하는 토끼 조각을 비롯한 신제품을 선보입니다.
스기사키 마사노리 スギサキマサノリ
1962년 출생. 1988년 도쿄예술대학원을 졸업한 뒤 일본 미야기현 가쿠다시를 기반으로 조각 작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공공 조형물과 대형 작품 중심의 경력을 쌓아오던 중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작업 방향에 전환기를 맞게 됩니다. 멀리서 바라보고 감탄하는 대상이었던 기존 작업에 더하여, 생활 가까이에 부적처럼 두고서 자주 눈이 마주칠 수 있는 소탈한 스케일과 주제의 작업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순하고 친밀하면서도 석재가 지닌 ‘불멸의 감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어느덧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A.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여전히 작품 조각 위주의 생활을 살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조각에 열중하다 보면 세월이 가는 것을 망각하게 됩니다.
Q.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작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고양이를 안고 있는 기도하는 사람을 표현한 〈Prayer 1〉은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조각입니다. 생명의 따뜻함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사랑하는 고양이를 잃은 사람에게도 따뜻함이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Rabbit〉
Q. 예년보다 더욱 다양해진 목조각 작품이 눈에 띄어요. 다른 작품보다 묘사가 조금 더 사실적이라는 느낌도 들고요. 제작 과정을 자세히 들려주실 수 있나요?
Q. 《사귀게 된 돌》, 《돌의 여음》展에 이어 세 번째로 작가님을 소개하는 전시입니다. 그동안 작가님의 작품을 곁에 두고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기쁨을 나누었던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작품을 소장하고 계신 분들께, 또 새롭게 걸음 해주시는 관람객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려요.
A. 전시회를 방문해주신 분들께는 대단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작품을 소장한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소박한 저의 작품이 한국 관람객 여러분의 생활을 조금이나마 다채롭게 해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는 전시를 준비하던 지난해, 이태원 참사 소식을 접하고 지난 전시보다 많은 〈Prayer〉를 만들었다는 소식 또한 전해주었습니다. 불멸의 대상을 향해 마음 깊숙이 고개를 숙이고, 염원을 불어넣는 사람들의 심상이 담긴 기도 시리즈는 동일본대지진(2011년) 이후 만들어졌습니다. 큰 석재로 공공장소의 기념물이나 위령비를 제작하고 있을 때 사적인 공간에 작은 기도의 장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반영한 작품입니다.
무수히 많은 돌 중에서 하나의 돌을 발견하고, 간직하고, 나지막이 소망을 불어넣는 마음. 오랜 시간을 건너온 돌이 마음에 닿는 까닭은, 단단한 표면 아래 깃든 인류의 바람이 내밀한 울림을 품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각자 마음에 지녀온 바람의 조각을 발견하기를, 또한 그것이 새로운 자리에 놓이기를 기원합니다.
2023년 1월 31일 - 2월 26일
Tue - Sun, 12 - 7 PM (Monday Closed)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43 1층 Handle with Care
02-797-0151
전시 기획: Handle with Care
포스터 & 리플렛 디자인: 이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