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허성자 작가님은 완초 공예, 특히 화문석이 유명한 강화도에서 태어난 후 쭈욱 그 곳에서 지내셨어요. 2000년대 중반 화문석 문화관에서 일하시다가 2012년에 국가무형문화재 전수 장학생으로 선정, 5년 후에는 제 103호 완초장 이수자가 되셨어요. 환경적인 요소가 있더라도 모두 공예의 길을 선택하지는 않는데, 작가님이 완초 공예의 길을 걷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강화도에서도 제가 사는 송해면은 화문석이 제작되어지는 본고장이었기 때문에 화문석은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는데, 화문석 문화관에 근무하면서 화방석, 삼합 등의 완초 소품이 엄청 다양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왕골의 성질을 알고 다룰 줄 알아서 그랬는지 소품을 배우기 시작하는데, 좀 더 빨리 익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완초라는 한줄기의 풀이 나의 손을 거쳐서 여러가지 모양의 물건이 만들어지는 것이 너무 흥미로워서 빠져들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임정주 작가님은 검은색을 메인으로 한 3부작 전시 《BLACK PART》 와 다르게, 이번 작품은 편백나무 본연의 밝고 화사한 색감에 집중하셨다고 하셨어요. 일부 오브제는 표면의 색감이 변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일이 아닌 비누 도장으로 마감하셨고요. 전시를 준비하면서 자주 떠올리신 이미지나 모티브가 된 것이 있다면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사 년 전 열었던 개인전에서도 여름의 색을 구현하는 작업을 했었는데 그때는 오히려 ‘여름은 빛이 가장 강한 계절이기에 그림자의 명암이 가장 강하고, 그 그림자의 색이 여름의 색이지 않을까’ 하는 정의를 내리고 작업을 진행했어요. 마치 마을의 큰 느티나무 아래 그늘 밑의 평상에 누운 느낌이랄까요. 이번 작업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밝고 화사한 여름을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2020년에는 그늘을 보았다면 이번에 바라본 것은 느티나무 잎사귀 사이로 오는 눈부신 빛에 가깝습니다. 방법적으로는 밝은 색감의 편백나무를 소재로 선택하고, 조형이나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가볍게 기분을 풀어 줄 수 있는 방향을 추구했습니다. 쉴 수 있는 벤치, 놀 수 있는 목마,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코너장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