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의 만滿

박용태 작품전


백자의 무한한 색을 탐구하는 박용태 작가의 작품전 《여백의 만滿》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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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광요 박용태 작가는 중천에 뜬 햇빛처럼 무구한 품을 지닌 백자를 만듭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백자를 모티브로 한 편병과 화병, 향로 등의 기물부터 단아한 형태의 차 도구를 선보입니다. 우리 고유의 길상문과 화조화에서 영감을 받은 청화(靑華) 백자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박용태

조선백자로부터 이어지는 영감을 바탕으로 고아하면서도 편안한 미감을 지닌 백자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직접 재료를 수배하여 태토와 유약을 만들고, 정성스레 도자기를 빚은 뒤 장작가마에 불을 때어 소성합니다. 감상자와 작품 사이의 공명을 떠올리며 다양한 규모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2018년 TWL에서 열린 <중천의 빛, 천광요>展에서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선보였어요. 그 후 4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코로나라는 워낙 큰 변수도 있었고요. 그동안 작업과 생활에서 변화한 것이 있을까요?

A. 세상이 혼란스러웠죠. 저에게는 그리 큰 변화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모든 창작자가 계속 만들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에 따라 쉬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작업해왔습니다.


Q. 이전에 유약을 만들 때는 조개껍데기를 사용한다고 알려주셔서, 바다와 가까운 고성의 지역성이 반영된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반면 가마에 사용하는 소나무는 전국 각지에서 수배하신다고 들었어요. 재료 수배와 성형, 소성 모두를 고전적인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꽤 고된 작업일 것이라 짐작됩니다. 그런데도 이를 고수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A. 저는 백자 작업에서 밝은 백색도만 좇지는 않아요. 흙이 가진 고유의 성질이 있고 그게 불과 만나 나타나는 자연스러움을 피력하고자 하는데요. 하동 백토는 높은 화도에서 기물을 조금 더 견디게 해주고, 흙 속에 있는 미량의 철분이 낮은 백색도를 조성하기 때문에 이 점을 살려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어패류나 나무재 같은 자연 재료를 연구하고 사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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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창작자의 작업은 매일 작은 완결을 이루면서 답을 구하는 과정이자 더 큰 질문을 찾는 여정이라 보입니다. 작가님이 이르고자 하는 궁극적인 이상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꼭 작업에 국한하지 않아도 살아간다는 것이 자연에 순응하는 일인 듯합니다. 흩어진 흙을 하나의 사물로 만들어내며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을 남기지 않으려고 해요. 내가 하는 작업이 자연에 잘 묻어 흘러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작가님의 작업을 오래 지켜보고 곁에 두며 받은 인상도 말씀하신 내용과 결을 같이 합니다. 애써서 무언가를 드러내려고 하기보다는 고요함과 편안함이 있었어요. 현재 남아 있는 조선시대 백자 기물에서 받게 되는 정서도 그런 심성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A.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지만, 조선백자에서 답을 구할 때가 많아요. 좋은 백자는 지금 봐도 아주 세련되고 고고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향합과 박쥐문 연적은 백자 유물을 복각하는 작업이기도 했어요.


Q.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A. 작업을 시작한 지 20년 정도가 되었는데 아직도 ‘무엇이 정답이다’라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세상이 어지러우니 제가 만든 작품이 좀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작가가 자연에서 채취한 흙은 뜨거운 불을 만나 무한한 백색으로 승화합니다. 토양을 감싸는 빛, 치열한 정신과 손길, 아득히 손짓하는 시간. 모든 것이 머무를 수 있도록 비워낸 여백에 마음을 가만 건네어보세요. 생과 자연을 잇는 백자의 견실한 아름다움과 만나는 자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2022년 5월 27일 - 6월 19일

Tue - Sun, 12 - 7 PM (Monday Closed)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43 1층 Handle with Care

02-797-0151

전시 기획: Handle with Care

포스터 & 리플렛 디자인: 이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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