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White
박용태 작품전
핸들위드케어에서 여는 박용태 작가의 네 번째 작품전, 《Beyond White》를 시작합니다.
그 누구보다 진중하게 백자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탐구해온 작가에게 백자는 순수나 담백과 같은 관습적 언어로 환원되는 대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의 의도와 자연, 질서와 무질서, 물질과 감각, 생성과 소멸이 분리되지 않은 채 얽혀 있는 상태 — 그 본원적인 존재에 대한 물음을 투영하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전시의 중심축을 이루는 ‘The Captured’ 연작은 이러한 사유를 담은 작업입니다. 기교와 장식을 절제한 형태와 시각적 여백은 명료한 답 대신, 관객 각자의 내면을 비추는 하나의 질문이 됩니다.
박용태
자연의 흐름과 작업의 궤를 같이 하며, 대상과 주체의 공명을 생각합니다. 변화와 흔적을 통한 내재적 표현을 기반으로 다양한 규모의 백자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일상에 작은 행운을 전하는 《CLOVER HOTEL》이라는 제목과 콘셉트가 구체적이라서 더욱 흥미로워요. 실재하지 않는 이 가상의 호텔은 어떻게 떠올리게 되셨나요?
A. 저는 항상 ‘LOVE’와 ‘PEACE’를 주제로 작업을 해왔어요. 이번 전시에서는 사랑과 평화에 더해 희망과 행복, 그리고 행운의 마음을 함께 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CLOVER’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었어요.
그리고 혹시 알고 계셨나요? CLOVER 안에는 ‘LOVE’라는 단어가 들어있답니다. 클로버 호텔은 말 그대로 사랑과 평화, 그리고 작은 행운이 머무는 곳이에요.
Q. 어떤 상상을 도안으로 옮길지 고민하는 일부터 실의 종류와 색을 고르는 과정, 그리고 자수를 어떤 물건 위에 입힐지 결정하기까지 작가님만의 구체적인 작업 루틴도 궁금합니다.
A. 먼저 작업의 주제를 정하고, 그에 어울리는 메시지와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관련 서적이나 자료를 찾아보며 레퍼런스를 모으고, 이미지는 심볼과 패턴으로 나누어 스케치합니다. 메시지는 어울리는 서체를 선택해 작업하기도 하고, 직접 손 글씨로 적어보기도 합니다.
그 이후에는 작품의 형태를 정하고 도안을 그린 뒤 원단을 선택합니다. 원단이 정해지면 그에 어울리는 자수 기법과 실의 색을 천천히 맞춰봐요. 처음부터 한 번에 마음에 드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작은 조각천에 여러 번 바느질을 해 보면서, 가장 자연스럽고 어울리는 모습을 찾아갑니다.
Q. “사랑과 평화의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한다”라는 작가님의 철학이 참 다정하고도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작가님의 손끝에서 태어난 이 작은 자수들이 사람들의 일상에 어떤 모습으로 머물길 바라시나요?
A. 사람의 손으로 직접 놓는 자수는 완벽한 대칭을 이루지 않아요. 선도 고르지 않고, 바늘땀의 간격도 기계처럼 일정하지 않죠. 하지만 저는 그 자연스럽고 조금은 엉성한 느낌이 좋아 손으로 수를 놓습니다. 완벽하게 정돈된 것보다 그 안의 작은 흔들림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거든요.
사람과의 관계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완벽한 사람에게는 정작 누군가 머물 자리가 없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제 자수가 가진 작은 빈틈들이 누군가의 사랑으로 채워져 그 사람 곁에 오래 머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라보는 이의 인식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는 대지로서의 백자. 작가의 사유와 감상자의 공명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백자가 비로소 소유의 대상을 넘어 인식의 확장으로 향유될 수 있길 소망합니다.
2026년 4월 10일 - 4월 19일
Tue - Sun, 12 - 7 PM (Monday Closed)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 40나길 34, 4층
070-4900-0104
전시 기획: Handle with Care
전시 그래픽: 이재민
식물 연출: Botalabo 정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