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바람

김성희 작품전

10월 8일, 핸들위드케어에서 여는 소호수 김성희 작가의 세 번째 작품전 《같은 바람》을 시작합니다.

산들바람에 꽃 무리가 흔들리고, 가을 철새들은 떼를 지어 하늘을 유영합니다. 꼭 맞닿아 있지 않아도 같은 바람 안에서 움직이는 풍경.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흔들리면서도 곁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일. 김성희 작가는 그런 ‘함께함’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오는 10월 8일, 핸들위드케어에서 여는 소호수 김성희 작가의 세 번째 작품전 《같은 바람》을 시작합니다. 지난 전시에서 봉오리의 형태를 한 꽃들은 이번 전시에서 들국화와 들꽃, 나팔꽃과 동백으로 한데 어우러져 활짝 피어납니다. 여기에 열매와 새가 더해져, 스탠딩·월행잉 모빌부터 행잉 작업까지 다양한 형태로 펼쳐집니다.

저마다의 축을 가진 모빌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같은 바람 안에서 함께 움직입니다. 하나의 떨림이 곁의 또 다른 떨림과 겹치듯, 한 사람의 작은 움직임은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또 다른 움직임을 만듭니다. 작가는 그렇게 더 많은 존재를 품어낼 수 있도록 자신의 그늘의 둘레를 넓혀가고자 합니다.  

김성희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소품과 가구를 만들며 나무를 만났습니다. ‘자연과 심상을 비추는 작은 호수’라는 뜻의 소호수 아틀리에를 운영하며, 2017년부터 자연의 생명력과 회복력을 담은 나무 모빌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천천히 흔들리는 모빌을 통해 일상 가까이에서 마음의 움직임과 균형을 바라보는 작업을 선보입니다.

Q. 천양희 시인의 〈교감〉이 이번 전시의 바탕이 되었다고 해주셨어요. 시에서 어떤 장면이 작가님에게 와닿았는지, 그리고 그 이야기가 이번 작품으로 어떻게 이어지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시어와 단어, 시의 은유, 대화를 청하는 시의 세계에서 모빌 작업에 대한 영감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틈날 때면 시집을 읽곤 해요. <교감>을 읽었을 때는 시 속 화자가 호숫가에 앉아 있는 장면이 떠올랐어요. 윤슬을 바라보는 화자가 누군가를 움직이게 하는 마음과 움직일 수 있는 마음을 생각하고 있지 않았을까 상상했어요. 그러면서 ‘교감’과 ‘함께 있음’이 새삼 다른 감동으로 다가왔고, 이 시가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 마음이 모빌에 깃든다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움직이는 두 모빌이 겹쳐있는 장면도 떠올랐어요. 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풍경을 모빌로 완성하는 것이 새로운 과업이 된 것 같은 기분으로 이번 전시의 꽃과 열매, 새 작품들을 준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Q. 동백과 나팔꽃은 홀로 두었을 때에도 아름다운 수형을 이루도록 고민하셨다고요. 실제 식물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모빌만의 형태와 움직임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고려하시나요?
A. 모빌 조각이 얼마만큼 움직일 수 있는지를 가장 많이 고려하게 됩니다. 그래서 전시를 위해 작업하는 식물 모빌은 완성한 이후에 바라보는 시간을 오래 갖는 편이에요. 또 그 시간 동안 잎을 다시 넣고 빼거나, 조각과의 간격을 재조정하고, 연결 부위의 각도를 바꾸어 움직임의 방향을 달리하기도 합니다. 모빌에 꽃이 피니 얼굴이 생긴 것 같아서, 움직일 수 있는 각도를 정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어요. 1차로 완성 후에도 작업실 한편에 모빌을 두고 다시 바라보며 꾸준히 수정합니다. 스케치를 바탕으로 모빌을 만들었지만, 조립된 식물이 건네는 말을 들어보는 시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처음 스케치와 다른 모빌을 완성할 때가 더 많은 편이에요.

Q. 모빌은 끊임없이 흔들리며 결국 자신만의 균형을 찾아가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오랜 기간 모빌을 만들어온 작가님에게 균형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A. 요즘의 저에게 균형은 거리감이에요. 조각과 조각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마음과 마음 사이. 매일 모빌을 만들면서 식물의 질서에 따라 조각과 조각을 연결할 때마다, 아름답고 조화로운 거리감을 찾아내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느끼게 됩니다. 관계로 인해 생각이 너무 많아질 땐 그 사람과 나와의 거리를 정하면 복잡한 마음이 정돈되고 조금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꽃과 잎, 열매와 잎, 존재와 존재 사이의 조화롭고 아름다운 균형을 찾는 일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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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계절을 지나고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이는 순간들. ‘나’였던 세계가 ‘우리’로 넓어지는 그 다정한 마음을 《같은 바람》에 담아 건넵니다.

2026년 10월 8일 - 10월 18일

Tue - Sun, 12 - 7 PM (Monday Closed)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 40나길 34, 4층
070-4900-0104

전시 기획: Handle with Care
전시 그래픽: 이재민
식물 연출: Botalabo 정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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